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종이책 역시 전자책으로 대체되고 있다. 더군다나 전자책 구독형 서비스의 도입과 그 유저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종이책의 수요는 더더욱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종이책의 멸종을 예고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자책을 많이 접하면 뇌 발달에 무익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종이책과 달리 전자책은 화면이란 미디어를 통해 책 읽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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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뇌과학 연구자들은 종이를 화면으로 대체할 때 단순히 읽히는 매체가 바뀌는 것만 아니라,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 자체가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종이책은 기본적인 문해력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간 상호작용을 유발해 사회·정서 및 인지 능력 발달에도 크게 기여한다.
집에 실물 책이 단 한 권이라도 있는 아이들은 소득이나 부모의 학력이나 지리적 조건과 상관없이 읽기와 수리 능력이 책이 없는 아이들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장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격차를 키운다. 책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평균 3년 더 교육을 받는 효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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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의 습격
국내에서는 올해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디지털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교육계 역시 발맞춰가기 위함이다. 하지만 현대 교육을 다루는 ‘교육 사회심리학(The Social Psychology of Education)’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집에 종이책이 많을수록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지만, 전자책(e-books)의 수는 이와 무관하다.
관련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화면 열등 효과(screen inferiority effect)’라고 명명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49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화면으로 책을 읽은 한 사람이 동일한 내용을 종이로 읽은 사람보다 독해력 평가에서 확연히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읽기 효과가 읽는 매체 자체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테크니온 이스라엘 공과대학과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치피 호로비츠-크라우스(Tzipi Horowitz-Kraus) 교수는 어느 실험에서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 어른과 함께 앉아 실제 종이책을 보며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독서를 하도록 설정했다. 반면 다른 그룹의 아이들은 같은 어른이 읽어주는 음성을 들으며 영상으로 보이는 책으로 독서를 했다.
6주 후, 화면으로 책을 본 아이들은 주의력 검사에서 현저히 낮은 성적을 보였으며, 뇌파 검사 결과 ADHD를 가진 아동과 유사한 뇌파 변화를 보였다. 이처럼 화면 미디어를 통한 독서는 읽는 내용에 집중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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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왜 종이책을 추천하는가?
전문가들은 화면으로 독서하기가 부정적 효과를 유발하는 이유에 관해 몇 가지 이론을 제시하는데, 그 중 한 가지로 이스라엘 하이파대학의 타미 카치르(Tami Katzir) 교수는 화면을 통해 읽는 것이 ‘인지 부하(cognitive load)’를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인지 부하란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뇌가 부담해야 하는 많은 양의 인지적 부담을 의미한다.
카치르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읽는 행위를 하는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으며 동시에 내용을 이해하고, 스크롤 여부를 계속 결정하고, 읽고 있는 위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력 분산(split attention)’ 현상을 접한다고 피력했다. 그 결과 깊이 있는 독해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을 때를 떠올려보자. 중요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려고 몇 장을 뒤로 넘겨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종이책 독서의 장점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대학생 50명에게 과학 기사를 읽게 하고,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장비를 착용하도록 설정했다. 이 중 절반은 전통적인 방식, 즉 종이로 기사를 읽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태블릿으로 읽었다. 두 그룹 모두 자료를 읽는 데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눈의 움직임은 놀랍게도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종이로 읽은 독자들은 텍스트에 보다 신중히 접근했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중요한 내용을 발견하면 다시 돌아가서 면밀히 검토하는 방식으로 독서를 했다. 반대로, 태블릿으로 책 읽기를 한 피실험자들은 일방적으로 텍스트를 읽었으며, 어렵거나 중요한 부분에서도 뒤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부재했다.
또한 연구진들은 이후 두 그룹이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을 테스트한 결과 읽은 시간이 동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로 읽은 독자들의 점수가 화면 독자들보다 24%나 높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듯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우리에게 훨씬 더 이로운 사실은 전자책 독서의 수많은 단점들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면 읽기로 텍스트를 접하면 주의력 분산 외에도 내용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도 쉽게 휘발된다는 점, 종이책 자체의 아름다운 물성이 독자들의 미적 감성과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 등, 종이책이 지니고 있는 가능성과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많다.
그렇기에 아무리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집어삼키는 현 시대라 해도, 종이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럼 당신의 선택은? 종이책인가, 전자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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